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네덜란드 푸드로드 (헤링, 팬케이크, 치즈)

by 하늘달셋 2025. 6. 24.

네덜란드는 풍경만큼이나 다양한 음식 문화로도 사랑받는 나라입니다. 이 나라는 오랜 해양 역사와 농업 전통을 바탕으로 독특한 식문화를 발전시켜 왔으며, 거리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간단하지만 깊은 맛의 음식들이 여행자들의 미각을 사로잡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세 가지 먹거리, 헤링(Haring), 팬케이크(Pannenkoek), 치즈(Kaass)를 중심으로 푸드로드를 따라가며, 그 안에 담긴 역사와 문화를 함께 들여다보겠습니다.

 

네델란드 푸드로드(헤링.팬케이크.치즈)
팬케이크

헤링, 네덜란드의 바다를 닮은 맛

네덜란드 음식 문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경험 중 하나는 단연 ‘헤링(Haring)’입니다. 헤링은 청어를 염장해 발효시킨 음식으로, 날것에 가까운 상태로 먹는 것이 특징입니다. 대부분 머리를 제거하고 내장을 정리한 뒤, 꼬리를 잡고 머리를 뒤로 젖혀 한 입에 넣는 방식으로 먹습니다.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는 다소 낯설 수 있지만, 네덜란드인들에게는 이 방식이 가장 전통적이고 맛있는 방법으로 여겨집니다. 보통 잘게 썬 양파와 피클을 곁들여 먹거나, '프로쩟 헤링(Broodje Haring)'이라 불리는 빵에 끼워 먹기도 합니다. 특히 헤링은 5월 말부터 6월 초 사이에 ‘Nieuwe Haring(뉴 헤링)’이라는 이름으로 판매되며, 이 시기엔 가장 신선하고 부드러운 청어를 맛볼 수 있습니다. 네덜란드 전역에서는 뉴 헤링 시즌을 기념하는 다양한 행사가 열리고, 시장과 거리 곳곳에는 헤링 스탠드가 늘어서며 진풍경을 이룹니다. 이처럼 헤링은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네덜란드의 바다, 계절, 그리고 역사와 맞닿아 있는 존재입니다. 청어잡이는 네덜란드가 해양 강국으로 성장하는 데 큰 기여를 했고, 지금도 많은 지역 주민들이 전통적인 방식으로 헤링을 가공하고 판매합니다. 낯설지만 한 번쯤은 꼭 경험해 볼 가치가 있는 이 음식은, 네덜란드 푸드로드의 출발점으로 손색이 없습니다.

팬케이크, 모두가 함께하는 일상의 미식

다음은 네덜란드 사람들이 일상에서 자주 즐기는 ‘판넨쿡(Pannenkoek)’, 즉 네덜란드식 팬케이크입니다. 이 팬케이크는 우리가 흔히 아는 미국식 팬케이크와는 전혀 다른 모습입니다. 보통 지름이 30cm를 넘는 큰 크기로, 크레페보다 두껍고 미국 팬케이크보다 얇으며 바삭하면서도 쫄깃한 식감이 인상적입니다. 네덜란드 팬케이크는 달콤한 맛과 짭짤한 맛 모두 즐길 수 있는 유연함을 지니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달콤한 토핑으로는 사과 조림, 시나몬, 슈거파우더 등이 있으며, 짭짤한 맛을 원할 경우 베이컨, 치즈, 양파, 버섯 등을 올릴 수 있습니다. '판넨쿡하우스(Pannenkoekenhuis)'라는 팬케이크 전문 레스토랑에 가면 50가지가 넘는 토핑 조합을 만날 수 있을 만큼 메뉴가 다양합니다. 이 음식은 특히 가족 단위 외식에서 인기가 많습니다.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팬케이크를 고르고 조합하며 식사 자체를 하나의 이벤트처럼 즐깁니다. 또한 가격대가 비교적 저렴하여 여행자들에게도 부담 없이 도전해 볼 수 있는 메뉴입니다. 커피 또는 로컬 맥주와 함께 즐기는 팬케이크 한 접시는, 네덜란드의 평온한 일상을 가장 맛있게 체험할 수 있는 순간이 되어줄 것입니다.

치즈, 유럽 전통과 장인의 철학이 녹아든 음식

네덜란드를 치즈 없이 이야기할 수는 없습니다. 이 나라는 세계적인 치즈 수출국이며, 치즈는 네덜란드 식탁에서 빠질 수 없는 기본 식재료입니다. 대표적인 치즈로는 고다(Gouda), 에담(Edam), 마스담(Maasdam), 레이든(Leiden) 등이 있습니다. 이들은 모두 각기 다른 숙성도, 풍미, 텍스처를 갖고 있어 치즈 애호가라면 꼭 한 번쯤 경험해 볼 가치가 있습니다. 암스테르담과 로테르담에는 수많은 치즈 전문점이 있으며, 이곳에서는 다양한 치즈를 직접 시식해 보며 구매할 수 있습니다. 특히 고다와 에담은 치즈 마켓이 열리는 도시로, 전통 복장을 입은 상인들이 옛 방식 그대로 치즈를 거래하고 시연하는 퍼포먼스도 볼 수 있어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많습니다. 치즈는 네덜란드 농업의 자존심입니다. 많은 치즈 공장과 농장에서는 친환경 방식으로 우유를 생산하고, 숙성 과정에서도 화학 처리를 최소화하여 전통적인 방법을 고수합니다. 이러한 정성은 치즈의 풍미로 이어지며, 단순한 간식이 아닌 하나의 미식 예술로 완성됩니다. 네덜란드 현지에서는 치즈와 와인, 맥주, 견과류 등을 함께 내는 '치즈 플레이트'가 일상적인 식문화로 자리 잡고 있으며, 이러한 구성은 여행자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결론

네덜란드의 음식은 그들의 자연환경과 역사, 그리고 일상 속 가치를 그대로 반영합니다. 헤링의 신선함 속에서 바다와 계절을 느끼고, 팬케이크의 따뜻함 안에서 가족과의 소중한 시간을 떠올릴 수 있으며, 치즈의 깊은 풍미 속에서는 수백 년을 이어온 장인정신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네덜란드를 여행한다면, 눈으로 보는 것만큼 입으로 느끼는 경험도 중요합니다. 다음 유럽 여행에선 이 특별한 푸드로드를 직접 걸어보며, 음식으로 기억되는 여행을 만들어보세요.